논문 대필과 논문 작성 컨설팅의 차이 (윤리적 경계선)
“논문을 대신 써 드립니다”라는 문구는 대학원생 커뮤니티나 익명 게시판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학위논문 심사나 저널 투고 기한에 쫓기는 연구자에게 논문 대필과 논문 작성 컨설팅은 얼핏 종이 한 장 차이처럼 보일 수 있다. “글쓰기를 도와준다”는 광고 문구만 보고는 둘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게 많은 연구자들의 솔직한 반응이다.
그러나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위원회(ICMJE)와 출판윤리위원회(COPE)가 오랫동안 다듬어 온 저자 자격 기준, 그리고 한국 교육부의 연구윤리 지침과 형법은 이 둘을 전혀 다른 범주로 다룬다. 하나는 실제로 연구를 하지 않은 사람이 저자 자격을 사칭하는 행위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자가 여전히 저자로서의 모든 요건을 충족하도록 돕는 정당한 학술 지원이다. 이 글에서는 국제 기준과 한국의 법·제도 양쪽에서 그 경계선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살펴본다.
쉽게 말하면
대필은 연구자가 하지 않은 일을 한 것처럼 이름만 빌려주는 행위이고, 컨설팅은 연구자가 실제로 연구를 설계·수행하고 원고를 검토·승인하며 그 내용에 책임을 지되,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행위다. 국제 기준이 정한 저자 자격 4가지 조건을 연구자 본인이 계속 충족하는지가 둘을 가르는 핵심 질문이다.
“논문 대필”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연구 윤리 논의에서 대필 문제는 보통 두 방향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연구를 설계하거나 원고를 쓴 사람이 저자 명단에서 빠지는 경우, 그리고 연구에 지적으로 기여하지 않은 사람이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경우다. 출판윤리위원회(COPE)는 이를 “고스트, 게스트, 선물 저자십(ghost, guest and gift authorship)이라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안”이라고 명시적으로 표현하며, 저자 자격을 둘러싼 대표적인 비윤리적 관행으로 다룬다[1]. “고스트 저자” 문제는 학계에서 이미 수십 년째 논의돼 온, 실체가 분명한 개념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흔히 쓰이는 “논문 대필”이라는 말은 이 중에서도 첫 번째, 즉 실제 저자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거나 의뢰인과 무관한 제3자로 완전히 대체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의뢰인은 연구를 설계하지도, 데이터를 분석하지도, 원고를 쓰지도 않은 채 이름만 올린다. 이 지점에서 이미 국제 기준이 요구하는 저자 자격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무너진다.
ICMJE가 정한 저자 자격 4가지 조건
저자가 누구인지를 정하는 국제 표준은 의학학술지 수천 종이 채택하고 있는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위원회(ICMJE)의 권고안이다. ICMJE는 다음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저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명시한다[2].
- 연구의 착상 또는 설계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거나, 데이터의 수집·분석·해석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을 것
- 원고 초안을 직접 작성하였거나, 중요한 지적 내용에 대해 원고를 비판적으로 검토·수정하였을 것
- 출판될 최종 원고본을 승인하였을 것
- 연구의 정확성이나 진실성에 관한 문제가 제기될 경우 이를 조사하고 해결하는 데 책임을 지겠다고 동의하였을 것
넷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저자가 될 수 없다. ICMJE는 이 기준에 못 미치는 기여, 예컨대 연구비 조달, 연구 그룹에 대한 일반적인 관리·행정 지원, 그리고 글쓰기 지원, 기술 편집, 언어 교정, 교정쇄 검토 등은 저자가 아니라 감사의 글(acknowledgment)에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때 감사의 글에 이름을 올리려면 해당 인물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명시하고 있다[2].
여기서 핵심은, ICMJE 스스로 “글쓰기 지원”을 별개의, 인정되는 기여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적인 작성 지원을 받는 행위 자체는 국제 기준이 처음부터 예상하고 허용하는 범위 안에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사실을 숨기거나, 정작 연구자 본인이 네 가지 저자 기준을 하나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다.
저자 표시 문제는 데이터로 봐도 결코 드물지 않다
저자 자격 기준이 왜 이렇게 엄격하게 다듬어져 왔는지는 실제 연구 데이터를 보면 이해하기 쉽다. 주요 종합의학저널 6곳(Annals of Internal Medicine, JAMA, Lancet, Nature Medicine, NEJM, PLoS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의 교신저자 6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2008년 논문의 21.0%(95% 신뢰구간 18.0~24.3%)가 고스트 저자 또는 명예 저자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6년의 29.2%보다는 줄었지만(p=0.004), 여전히 논문 다섯 편 중 한 편꼴로 나타나는 현상이다[3].
산업계가 후원한 임상시험에서는 문제가 더 뚜렷하다. 코펜하겐·프레데릭스베르 과학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산업 후원 임상시험 44건의 프로토콜과 실제 게재 논문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프로토콜을 작성했거나 통계 분석을 수행했거나 원고를 쓴 사람이 저자·연구 그룹·사사(acknowledgment) 어디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고스트 저자” 사례가 33건(75%, 95% 신뢰구간 60~87%)에서 확인됐으며, 이 중 31건은 통계를 담당한 전문가가 바로 그 “고스트”였다. 저자 자격을 갖췄지만 저자 대신 사사에만 이름이 오른 경우까지 포함하면 고스트 저자 비율은 40건(91%, 95% 신뢰구간 78~98%)까지 올라갔다[4].

이 수치들이 보여주는 것은 하나다. 저자 표시를 둘러싼 문제는 특수한 일탈이 아니라,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는 학술출판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ICMJE와 COPE가 저자 자격 기준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규정해 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의 법과 제도는 대필을 어떻게 다루는가
한국에서도 이 문제는 국제 학계만의 논의로 그치지 않는다. 교육부훈령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2조는 연구부정행위의 한 유형으로 “부당한 저자 표시”를 별도로 규정한다. 이 조항은 “연구내용 또는 결과에 대하여 공헌 또는 기여를 한 사람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저자 자격을 부여하지 않거나, 공헌 또는 기여를 하지 않은 사람에게 감사의 표시 또는 예우 등을 이유로 저자 자격을 부여하는 행위”를 부당한 저자 표시로 정의하며, 두 방향을 구체적인 예시로 든다. “연구내용 또는 결과에 대한 공헌 또는 기여가 없음에도 저자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와 “공헌 또는 기여가 있음에도 저자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경우”다[5].
이 정의를 대필 상황에 대입해 보면, 실제로 원고를 쓴 사람이 연구내용에 상당한 지적 기여를 했음에도 저자로 이름을 올리지 않고 정작 그 내용에 기여하지 않은 의뢰인이 단독 저자로 등재되는 구조는, 이미 이 조항이 금지하는 상황에 정확히 들어맞을 소지가 크다.
형사법적으로도 마찬가지다. 국내 고등교육 전문지 한국대학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논문 대필은 형법 제314조가 규정한 업무방해죄로 다뤄질 수 있다. 실제로 형법 제314조 제1항은 허위 사실 유포 등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타인의 업무를 방해한 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6], 대필이 대학의 학사 관리 업무를 기망을 통해 방해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 이 보도의 요지다. 여기에 더해 원고를 실제로 쓴 사람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할 소지도 있다[7].
반면 컨설팅은 법적으로 훨씬 모호한 영역에 있다. 같은 보도에서 저작권법을 연구하는 정진근 강원대 교수는 “편집하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 자체는 처벌할 수 없다”면서도, 저작인격권은 계약으로 양도할 수 없는 일신전속적 권리이기 때문에 개입의 정도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연구윤리를 연구하는 이인재 서울교육대 교수는 주제 선정과 원고 구성까지 업체가 주도하는 컨설팅이라면 대필과 실질적으로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한다[7]. 컨설팅이라는 이름을 달았다고 자동으로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며, 개입의 정도가 핵심이라는 뜻이다.
“컨설팅”이라 부를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지금까지 살펴본 국제 기준과 한국의 법·제도를 종합하면, 대필과 컨설팅을 가르는 경계선은 하나의 질문으로 요약된다. “연구자가 여전히 ICMJE의 저자 자격 4가지 기준을 스스로 충족하고 있는가.” 아래 표는 그 경계선을 실무적으로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정리한 것이다.
| 구분 | 논문 대필 (Ghostwriting) | 논문 작성 컨설팅 (Writing Consulting) |
|---|---|---|
| ICMJE 저자 자격 4대 기준 | 연구자 본인이 대부분 충족하지 못함 | 연구자 본인이 네 기준을 계속 충족하도록 지원 |
| 연구 데이터·핵심 아이디어의 출처 | 대필자가 새로 만들거나 대체 | 연구자 자신의 데이터와 아이디어에서 출발 |
| 원고에 대한 검토·승인 | 의뢰인이 내용을 실질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경우가 많음 | 연구자가 매 섹션을 직접 검토·수정·승인 |
| 정확성·진실성에 대한 최종 책임 | 이름을 올린 사람이 실제 내용을 책임지기 어려움 | 연구자가 여전히 책임 주체로 남음 |
| 이용 사실의 공개 가능성 | 저널·지도교수·기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전제 | ICMJE 권고에 따라 사사(acknowledgment)로 공개 가능 |
| 한국 내 법적 지위 |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 적용 소지, 저작인격권 문제 | 명시적 금지 규정은 없으나 개입 정도에 따라 판단 소지 존재 |
표. ICMJE 저자 자격 기준[2], 교육부훈령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2조[5], 대한민국 형법 제314조[6], 한국대학신문 보도[7]를 토대로 Editverse가 정리.
전문 작성 지원의 국제 표준이 된 GPP2022
논문 작성 컨설팅이 그 자체로 비윤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제약·바이오 업계가 후원하는 대규모 임상연구 분야다. 이 분야는 전문 의학저술가(medical writer)의 도움을 받아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표준 관행으로 자리잡아 있으며, 그 관행을 규율하는 국제 가이드라인까지 마련돼 있다. 2022년 개정된 GPP(Good Publication Practice) 가이드라인이 그것으로, 기업 후원 의학연구 논문에서 전문 저술가가 어떻게 개입해야 윤리적인지를 규정한다[8].
GPP2022는 전문 저술가의 지원을 받는 것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 오히려 저술가의 기여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저자 자격만큼은 어디까지나 ICMJE 기준을 충족하는 연구자에게만 부여하도록 명시함으로써 “전문적 글쓰기 지원”과 “대필”을 제도적으로 분리한다[8]. 핵심은 누가 어떤 지적 기여를 했는지 투명하게 밝히고, 저자 자격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만 저자로 남기는 것이다.
Editverse의 논문 작성 지원 페이지에 명시된 윤리 선언도 같은 원칙 위에 서 있다. 이 페이지는 “모든 Editverse 작성 서비스는 COPE 저자권 가이드라인을 완전히 준수하여 제공됩니다. 저희는 작성 컨설턴트로서 연구자가 지적 소유권, 데이터 책임, 저자권을 유지합니다. 저희의 역할은 연구 내용을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돕는 것입니다”라고 명시한다. 연구 데이터와 핵심 아이디어는 어디까지나 연구자 본인에게서 나와야 하고, 서비스의 역할은 그 내용을 명확하고 효과적인 글로 표현하도록 돕는 데 한정된다는 뜻이다.
연구자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논문 작성 지원을 받기 전에 다음 다섯 가지를 스스로 점검해보면 대필과 컨설팅의 경계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연구 데이터와 핵심 아이디어가 애초에 나 자신에게서 나왔는가, 아니면 서비스 제공자가 대신 만들어 주는가.
- 초안의 각 섹션을 내가 직접 읽고 검토·수정할 기회가 있는가, 아니면 완성된 원고를 받아 그대로 제출하게 되는가.
- 최종 원고 내용에 의문이 제기됐을 때, 내가 그 내용을 이해하고 책임 있게 답할 수 있는가.
- 서비스를 이용한 사실을 지도교수나 저널에 공개해도 문제가 없는가, 아니면 반드시 비밀로 해야만 하는 구조인가.
- 계약서나 안내 페이지에 저자 자격은 어디까지나 연구자 본인에게 있다는 점이 분명히 명시돼 있는가.
다섯 가지 질문 가운데 “아니오”에 가까운 답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 서비스는 컨설팅보다 대필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Editverse 논문 작성 컨설팅이 경계선을 지키는 방법
Editverse의 논문 작성 지원 서비스는 이 글에서 살펴본 경계선을 실무 프로세스로 구현한다. 무료 초기 상담에서 연구 내용과 목표 저널을 파악하고, 연구 설계 단계에서 방법론과 구조에 대한 전문가 가이드를 제공하되, 원고 자체는 연구자의 데이터와 핵심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협력적으로 개발한다. 최종적으로 원고를 검토·승인하고 책임지는 주체는 언제나 연구자 자신이다.
모든 패키지는 무료 초기 상담으로 시작하며, 어떤 단계에서도 연구 데이터와 핵심 아이디어는 연구자 본인에게서 나온다는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 서비스 범위와 절차는 논문 작성 지원 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Editverse 무료 연구 도구
원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를 시각화하거나 통계 검정을 확인해야 한다면, Editverse가 제공하는 세 가지 무료 도구도 활용해볼 수 있다.
결론
대필과 컨설팅의 경계선은 생각보다 명확하다. ICMJE의 저자 자격 4가지 기준, COPE가 정리한 고스트·게스트·선물 저자 개념, 한국 교육부의 부당한 저자 표시 규정, 형법상 업무방해죄까지, 국제 기준과 국내 법·제도는 모두 같은 질문으로 수렴한다. 연구자가 여전히 연구의 지적 주체이자 최종 책임자로 남아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그 도움이 아무리 폭넓더라도 컨설팅의 범위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이름만 빌려주는 구조라면, 서비스의 이름이 무엇이든 대필의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논문 작성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 글의 체크리스트로 그 경계선을 먼저 확인해보길 권한다.
참고 자료
[1] Committee on Publication Ethics (COPE), “Reconsidering authorship and contributorship,” publicationethics.org
[2]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 (ICMJE), “Defining the Role of Authors and Contributors,” icmje.org
[3] Wislar JS, Flanagin A, Fontanarosa PB, DeAngelis CD. Honorary and ghost authorship in high impact biomedical journals: a cross sectional survey. BMJ. 2011;343:d6128. PMID: 22028479
[4] Gøtzsche PC, Hróbjartsson A, Johansen HK, Haahr MT, Altman DG, Chan AW. Ghost authorship in industry-initiated randomised trials. PLoS Med. 2007;4(1):e19. PMID: 17227134
[5] 교육부훈령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2조(연구부정행위의 범위), 교육부훈령 원문(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 게시본)
[6] 대한민국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조문 정리(위키백과)
[7] 한국대학신문, “대필은 업무방해 ‘불법’, 그러나 컨설팅은 ‘케바케’,” news.unn.net
[8] DeTora LM, Toroser D, Sykes A, et al. Good Publication Practice (GPP) Guidelines for Company-Sponsored Biomedical Research: 2022 Update. Ann Intern Med. 2022;175(9):1298-1304. PMID: 36037471